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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를 맞는 우리 외교

"북한 문제에 관해서도 우리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함께 “햄버거를 먹으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말고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임을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잊어서는 안 된다. 트럼프가 SMA 특별협상 틀을 무시하고 ‘한국 방어’란 명분을 내세워 추가 비용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추가 항목에 대한 분담금은 부당하다. 비합리적인 추가 분담금 요구는 불법이며 문재인 정부는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 미군기지가 미국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 기지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전략적 가치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해선 안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은 공화당강경파 일색의 내각 및 백악관 진용으로 볼 때 한미관계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면 상황을 역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엿보인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우리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개시되기 전에 미국 정부통령 당선자에게 축전을 발송하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가 조기에 이뤄졌다.

이상과 같은 공화당강경파 일색의 내각 및 백악관 진용으로 볼 때 한미관계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면 상황을 역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엿보인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우리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개시되기 전에 미국 정부통령 당선자에게 축전을 발송하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가 조기에 이뤄졌다.

트럼프 시대를 맞는 우리 외교

김재범 주우루과이 대사

감격사회 160호
2017.01.23.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제34대 미국대통령은 1961년 1월17일 퇴임사에서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y complex)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였다. 그런데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출범하는 신행정부의 외교안보관계 진용은 대부분 예비역장성 및 재력가가 차지하고 있어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군산복합체를 연상케 한다. 트럼프는 또한 아이젠하워의 인기영합주의(populism)와 反이민 정책을 찬양하고 있다.

국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렉스 틸러슨 엑슨모빌 최고경영자는 대표적 친러파다. 법무부장관 후보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앨러배머주 공화당 주류출신의 인종주의자로서 反이민 정책을 관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크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장이, 부보좌관으로는 여성 매파 캐슬린 맥팔랜드가 각각 기용될 예정이다.

친러파인 플린은 IS격퇴를 위해 러시아와 손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북한 및 이란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북한의 현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되고 중국이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으로 임명되는 보수 인터넷매체 브레이브 바트 뉴스의 창업자인 스티브 배넌은 인종차별주의자로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중앙정보국장 후보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은 캔서스주의 전형적 티파티 출신으로서 총기규제에 반대한다. 국방부장관 후보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은 해병대에 사병으로 입대하여 4성 장군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서, 미국의 지속적인 간여와 타협정신을 강조하고 정확한 정보를 중시하며 국방예산 증액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국토안보장관 후보 존 켈리 전 남부군사령관도 예비역 해병대장이다.

이상과 같은 공화당강경파 일색의 내각 및 백악관 진용으로 볼 때 한미관계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면 상황을 역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엿보인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우리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개시되기 전에 미국 정부통령 당선자에게 축전을 발송하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가 조기에 이뤄졌다.

물론 정상외교가 가장 중요하겠으나, 이제는 국내 각계각층이 동원된 전방위로비와 총력외교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1998년 및 1999년 사업차 방한한 바 있고 우리는 취임 후 조기에 방한토록 교섭할 것이나, 그의 측근 및 친인척 가운데 방한경험이 없는 인사가 많으므로 그들이 하루빨리 우리나라의 안보현실과 협력기회를 직접 체험토록 하고 관계를 돈독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정책과 입장을 미리 선제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빈틈없는 공조를 이뤄내는 일이 급선무다. 먼저 방위비 분담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나토와 그 이하를 지출하는 대부분의 국가보다 월등히 많은 2.6%를 지출하면서 한미연합방위 태세를 완비하고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2005년부터 15년간 8,738백만 달러어치의 방산제품을 구매한 세계최대의 미국산 방산수입국이라는 사실을 미국조야에 인식시켜야 한다.

북한문제에 관해서도 우리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함께 “햄버거를 먹으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말고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북남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와도 기꺼이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작정 통미봉남(通美封南)에만 매달릴 수는 없을 것이므로 2월 하순 이후로 예정된 키리졸브 한미연례합동군사훈련의 취소 혹은 규모축소를 요구하고 금년 하반기 우리대통령 선거결과 출범할 새 정부와 대화를 모색하기 위하여 다양한 접촉제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81년부터 89년까지 레이건대통령 재임시절의 한미관계는 매우 긴밀하였고 따라서 양국에게 돌아간 이익이 많았다. 트럼프 당선인도 평소 레이건과 같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해온 것을 보면, 그는 “힘을 기반으로 한 평화”를 추구하는 현실주의적 대외정책을 채택할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이 전략방위계획(SDI)으로 소련의 해체를 유도했던 바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및 인도 등 주요국과의 연대를 통한 대중국 봉쇄에 나설 조짐도 엿보인다. 중국에 압력을 가하여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도 여러 차례 드러냈다.

남북관계, 한중관계 및 한일관계가 경색된 현 상황을 타개하고 통일외교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중관계가 결과적으로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한편, 일본과 러시아 간의 관계개선 및 이들 두 나라의 대미접근을 십분 활용하여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의 물꼬를 터나가야 한다. 나아가 우리는 미중간의 교량적이고 중재자적인 역할을 자처함으로써 미국이 우리와 함께 중국 및 여타 관계국을 설득하여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방향으로 대미외교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김재범
김재범 대사(jaebum50@hanmail.net)는 주 우루과이대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외교특임교수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미협회 사무총장, 국제정책연구원 부원장, 한국외교협회 문예동호회장 등을 맡고 있다.

※ 이 글은 (사)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이 운영하는 ‘감격사회(감사와 격려로 사랑을 회복하는 칼럼공동체)’에 있는 것입니다. 사람과사회는 ‘감격사회’ 원고를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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