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사회™ 뉴스

상대성

"인생 백세시대에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야"

누구든 삶의 곡선로를 만나 아픔의 원심력으로 흔들리기 마련이다. 사는 것은 흔들리는 것과 화목하게 손잡는 것이다. 우리가 기대고 사는 것치고 흔들리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요지부동할 것 같은 땅도 지진에 흔들리고 운다. 믿음의 제방도 큰물에 제 몸을 흐물흐물 흔들며 무너진다. 폭염 속에서도 패랭이꽃이 다정스런 눈빛으로 웃고 있다. 남실바람에 꽃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패랭이꽃 그림자가 흔들리며 제 복사뼈까지 내려왔다. 이 흔들림에 기대어 꽃처럼 피고 싶다.

“내가 40대가 되어 보니 그때 그가 못난 남자가 아니라 사랑을 하찮게 본 내가 못난 사람이었다. 처녀든 총각이든 유부남 유부녀든 누구의 나이의 많고 적음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나는 주체적으로 사랑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사십 대가 되어보니 그때 그가 못난 남자가 아니라 사랑을 하찮게 본 내가 못난 사람 이었다. 처녀총각이든 유부남녀이든 나이가 누가 많은 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나는 주체적으로 사랑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내가 40대가 되어 보니 그때 그가 못난 남자가 아니라 사랑을 하찮게 본 내가 못난 사람이었다. 처녀든 총각이든 유부남 유부녀든 누구의 나이의 많고 적음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나는 주체적으로 사랑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사는 한 생이 백 년을 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백 년도 못 사는 인간에게 백년해로란 말은 폭력적이게 까지 느껴진다. 백 년을 사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백 년을 해로하는 것 또한 힘든 일임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어머님, 아버님 생각 가끔 나시나요?
애타게 그리운 적 있으신가요?
아버님 생각하면 어떻게 떠오르시나요?
가끔 혼자 장모님 생각하면 떠오르는 질문이다.

장인 어른은 한때 바람을 피우셨다고 한다.
선물 받은 넥타이 때문에 들통 나서 사달이 났다 한다.
장인어른은 정말 바람을 피우신 걸까?

인간관계의 상대성 이론이 떠오는다.
마음 맞고 말이 통하는 여자와 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바람이라 보일 것이고 누군가는 그까짓 거 할 것이다.

언젠가 여름날 장인어른과 점심에 반주로 소주 두어 병을 마실 때 문득 바람 피우냐는 질문을 받은 적 이 있다.
돈 없어 못 피운다고 웃어 넘겼지만 그 말은 곧 돈 있으면 피울 수도 있다는 말도 되었다.

우리가 사는 한 생이 백 년을 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백 년도 못 사는 인간에게 백년해로란 말은 폭력적이게 까지 느껴진다.
백 년을 사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백 년을 해로하는 것 또한 힘든 일임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내와 대화하던 중에 한 말이 생각난다.
“인생 백세시대에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야.”

사실 나는 바람이니 양다리니 하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중학교 때 좋아하던 여학생과 사귄지 두어 달만에 친한 친구 놈에게 빼앗겼던 트라우마도 있었을 테지만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겠다는 생각도 크게 한몫하는 것도 사실(이 생각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이기주의적인 생각임)이다.
그런데 아내에게서 나온 이 뜻밖의 한마디가 절절하게 공감 되어지는 것에 나는 스스로 살짝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인간은 사랑을 해야 한다.
정신과 육체 모두 말이다.

예전 살던 화곡동 어느 골목 첫 번째 집에 고성이 난 적이 있다.
오십 대 아줌마와 사십 대 아저씨의 분륜이 들통이나 아내가 친구 몇 명과 쳐들어 온 것이다.
대문을 점거하고 돗자리도 한 장 깔고 저녁엔 자장면에 소주 까지 시켜 먹으며 참 대단했다.
어린 여자와 바람 난 것도 아닌 것에 난 하릴없이 못난 남자라고 비난했다.

인간관계에서의 상대성이란 이런 것 인가 보다.
십여 년이 지났을까?
내가 40대가 되어 보니 그때 그가 못난 남자가 아니라 사랑을 하찮게 본 내가 못난 사람이었다.
처녀든 총각이든 유부남 유부녀든 누구의 나이의 많고 적음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나는 주체적으로 사랑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내가 그 못난 남자가 되어 있지만 전혀 내가 못났다 생각되지 않으니 말이다.

About 양승영 (5 Articles)
매일 공항에 가는 남자
Contact: Facebook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