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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텃밭] 그러나 그들은 바다를 보지 않았다

"검게 그을려 얼굴까지 닮아간 어부들과 동네 아낙들의 손놀림은 헐떡거리는 고기들을 그물로부터 떼어내 연방 바구니 안에 쓸어 담기에 바빴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도 바다를 바라보지 않았다."

“나는 어쩌면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뜨듯 미지근한 生을 살아내는 동안 생각은 항상 현실과는 동떨어진 섬을 향해 있었고, 바다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한동안은 동해바다를 여행하고 난 후, 그곳의 짠 바람과 비릿한 냄새에 젖어 잠시 거처를 옮겨 바닷사람이 되고자 했던 적도 있다.”
나는 어쩌면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뜨듯 미지근한 生을 살아내는 동안 생각은 항상 현실과는 동떨어진 섬을 향해 있었고, 바다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한동안은  동해바다를 여행하고 난 후, 그곳의 짠 바람과 비릿한 냄새에 젖어 잠시 거처를 옮겨 바닷사람이 되고자 했던 적도 있다.

나는 어쩌면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뜨듯 미지근한 生을 살아내는 동안 생각은 항상 현실과는 동떨어진 섬을 향해 있었고, 바다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한동안은  동해바다를 여행하고 난 후, 그곳의 짠 바람과 비릿한 냄새에 젖어 잠시 거처를 옮겨 바닷사람이 되고자 했던 적도 있다.

[詩가 있는 텃밭]

그러나 그들은 바다를 바라보지 않았다

小雲 정유림

나는 어쩌면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뜨듯 미지근한 生을 살아내는 동안
생각은 항상 현실과는 동떨어진 섬을 향해 있었고, 바다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한동안은  동해바다를 여행하고 난 후, 그곳의 짠 바람과 비릿한 냄새에 젖어
잠시 거처를 옮겨 바닷사람이 되고자 했던 적도 있다
바다에 가서 사는 것이 꿈이었기에 그 꿈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약간 허무하기도 했었지만, 눈 앞 가득하게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종일토록 감탄사만을 연발했고 자연은 그 고요하고도 정숙한 절제된 모습으로
미소 지으며 늘 지키던 그 자리에서 침묵으로 대답해 주었다

창문을 열면 ‘쏴’ 하고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음악은 고개를 숙였었고,
겨울 바다 위로 떨어지는 주먹만한 눈송이들은 그 어떤 그림과도 대체 할 수 없는
가슴 깊은 황홀감을 맛보게 해주었다.
길을 걸을 적마다 늘 옆구리에는 파도의 울음소리를 끼고, 눈을 감고 걸을 때면
땅을 딛고 걷는 느낌보다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바다는 그렇게 나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하였던가 !

그렇게 갈망하던 창밖으로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의 생활은 단조로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설렘처럼 진하게 느껴지진 않았으며
길을 걷다가도 항상 내 곁에 있기에, 늘 자리에 있는 바다를 바라보던 시간은 적어졌고,
걸음은 처음의 감상과는 달리 빨라졌으며, 들리지 않던 음악과 현실은
문닫은 창안에서 파도소리를 넘어 조금씩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었다

햇살 좋은 날 이면 작은 항구의 어선들은 수평선 끝까지 기어 올라가
이른 새벽부터 파도와 씨름하며 거두어낸 그들의 수많은 희망이
은빛으로 팔딱거리고 있었고, 검게 그을려 얼굴까지 닮아간 어부들과
동네 아낙들의 손놀림은 헐떡거리는 고기들을 그물로부터 떼어내
연방 바구니 안에 쓸어 담기에 바빴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도 바다를 바라보지 않았다.

여름이 지나고 객들이 파도처럼 빠져나간 후, 활기 있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뼈마디만 드러낸 가지처럼 여위어 있던 바다가 애처롭게도 보였지만
바다의 또 다른 모습-그 쓸쓸함에 매료되어 바다에 취해 살았다
그리고는 다시 그 모습에 익숙하게 되어 늘 그 자리에 있던 바다를 쳐다보지 않았었고,
그렇게 바다는 늘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순간적인 아름다움에
잠시 잠깐 동안만을 마주 했을 뿐 그 깊은 신음과 고독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어느 날 태풍이 온다는 일기예보에 바닷가 사람들은 온통 신경이 날카로워졌을 때
나는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었다
시동을 끈 배는 심하게 흔들렸고 뱃멀미로 인해 허연 거품까지 토해낸 후
멀리 떠있는 육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 그 숨 막히는 아름다움이란!
두려움 속에서도 육지에서 바라보면 바다가 더없이 아름답고, 바다에서 바라보면
구름이 둘러쳐진 산과 높은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눈꽃이 그리도 아름다운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안다고 말은 하면서도 가슴으로 느끼진 못했었다
내게 없기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고, 짧기에 서글프던 그 모든 것들을….

아마도 오늘 이 생각이 내일이 되면 또다시 잊힐는지 모른다.
지나간 바다에서의 생활을 다시 끄집어내어 생각하게 된 것은
다시금 바다로 가서 지나고 나니 행복했었다고 생각되는
그 뜨듯 미지근한 생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인지,
지친 삶 속에 한줄기 빛을 갈구하듯 다시금 곱씹기 위함인지 모른다
그러나 어찌하랴. 살다 보면 몰라서 속는 일보다 알면서 속는 것이 더욱 많고
따지고 보면 기쁜 날보다 외로운 날이 더 많다는 것을….
그러나 오늘만큼은 다시 한 번 깊숙이 새겨두리라
사나운 날씨에도 구름 위는 항상 맑게 개어있고, 성난 파도 아래 바다는 고요하고,
힘에 겨워 떨어져 나뒹구는 것보다 일어서서 웃는 일을 생각하는 것이
평화롭다는 것을….

배경 음악
MARIA ELENA’, ERNESTO CORTAZAR, 2003.08.08.

About 정유림 (19 Articles)
호는 소운(小雲), 필명은 정유림을 쓴다. 다기(茶器)로 유명한 도예가 이당 선생의 제자다. 이천도자기협회 초대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한국도자관, 일민미술관, 롯데갤러리 등에서 초대전, 기획전 등 도자기 큐레이터, 갤러리 종로아트 아트디렉터 피카소 게르니카전 및 운보 김기창 화백 판화전 초대 큐레이터, 서정아트센터전시기획본부장, 세계일보 조사위원을 지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미술협회전시기획정책분과 위원을 맡고 있으며, 대한민국리더스포럼 문화예술국장, 월드코리안신문의 칼럼니스트다. 또한 죽염으로 유명한 인산가(仁山家) 해외홍보전략실 팀장, 광주 유니버시아드, 평창 동계올림픽, 평창 패럴올림픽에서 공간 창조 역할을 담당한 서울텐트(주) 기획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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