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AD 기습 배치 규탄한다
“‘사드 알박기’를 강력히 규탄한다. 대선 13일 전에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것은 5월 9일 들어설 차기 정부에 의한 정책 결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한·미가 오늘 새벽, 기습적으로 사드의 주요 구성품을 기지로 예정된 성주 골프장에 배치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주요 대선 후보들 간에도 의견이 갈리는 등 국민적 합의가 부재하다. 성주 골프장의 기지화 공사가 끝나지도 않았고, 주요 구성품을 갖다 놓아도 당장 전력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행되는 ‘사드 알박기’를 강력히 규탄한다.
대선 13일 전에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것은 5월 9일 들어설 차기 정부에 의한 정책 결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통성 없는 한국의 과도정부와 미국 정부가 야합해 벌인 사드 배치 강행은 차기정부의 자율성을 가로막음으로써 한미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행태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가 저지른 국민 기만과 절차를 무시한 행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는 대변인 브리핑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킨 바 있다. 미국은 이미 3월 6일 사드 포대 2대를 국내에 들여온 뒤, 선박 등으로 사드 구성품을 속속히 국내로 들여오고 있었다.
국방부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단기간 배치가 어렵다는 말로 국민들을 기만했던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드배치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강행됐다.
그동안 국방부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끝난 뒤에 시설공사와 배치절차를 진행한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사드 배치 강행으로 이 약속도 어긴 셈이 됐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사드배치지 발표 직후인 지난해 7월 13일 성주를 방문해 주민 앞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사드배치를 다 하고 난 뒤에 하는 환경영향평가가 요식행위라는 것은 한 장관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사드 기습배치 소식에 성주 주민들은 밤을 새우며 가슴 졸였다.
새벽에 이뤄진 사드배치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8,000명 경찰력이 도로를 확보하고 항의하는 주민들을 저지하는 가운데 사드 구성품을 실은 차량은 배치지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10여 명의 주민이 부상을 입었고 그 수는 늘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을 지킨다는 무기가 약속을 지키라며 저항하는 국민에 상처를 주고 국가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된 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총리의 무지와 독선뿐만 아니라 주요 대선 후보 등 정치지도자들의 무책임도 큰 몫을 했다.
그들은 사드배치가 초래하는 외교, 안보, 경제적 피해에 대한 객관적 인식에 기초해 단호하고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못하고, 말바꾸기와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런 태도가 민주적 주권국가로서 한국이 무시되는 결과를 낳았다.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우리의 외교·안보적 이익을 해하지 않기 위해서도 우선은 사드 배치 강행에 대해서는 단호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차기 정부에서 포괄적 안보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 최종적 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7년 4월 26일
정의당 외교안보본부장·원내대변인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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