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大 ROTC, ‘불평등제도’로 전락”
김종대 의원, “출신학교·출신지역에 따라 경쟁률 달라지는 불평등 선발제도”...여대 3개 육군 전체 선발 인원 31% 독점, 일반 대학 합격률과 2배 차이
국방부가 서울권 3개 여대에 설치해 운영 중인 여대 학군단(ROTC,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이 전체 정원의 31%에 이르는 정원 독점으로 인해 불평등을 조장하는 제도로 전락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신·숙명·이화 3개 여대에 편중
김종대 정의당 의원(비례대표, 국방위원회)이 공개한 ‘최근 5년간 여대 학군단 선발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군단이 설치된 성신·숙명·이화 3개 여대가 육군 전체 여성 학군후보생 정원 290명 중 31%인 90명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여성 학군후보생 평균 합격률은 여대 학군단이 36.7%지만 일반 대학 여성 후보생 평균 합격률은 16.4%로 출신 학교에 따라 2배 이상 차이나는 불평등이 야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불평등의 원인은 일반 대학을 다니는 여성 후보생의 경우 학교별로 30명씩 정원을 두고 선발하는 여대 학군단과 달리 권역별로 일정 인원을 할당해 선발하기 때문이다. 남자 후보생은 여대 학군단과 마찬가지로 학교별로 인원을 할당한다.
육군은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9개~14의 학교를 하나로 묶어 여대 학군단 90명을 제외한 200명의 선발 인원을 할당한다. 선발인원수는 지난해 기준 가장 적은 곳이 15명인 충청북부이고 가장 많은 곳은 77명인 서울서부다.
권역별 경쟁률 ‘천차만별’
권역별 경쟁률도 천차만별이다. 서울권을 제외한 권역에서 가장 치열한 곳은 대구경북으로 지난해 16명 모집에 148명이 지원해 9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곳은 24명 모집에 97명이 지원한 호남으로 4대1이었다. 지난해 일반 대학 전체 평균 경쟁률은 200명 모집에 1,073명이 지원해 5.3대1이었다.
여대 학군단의 경우 한 학교 내에서만 30명의 정원을 두고 경쟁하다 보니 경쟁률이 매우 낮다. 지난해 숙명·성신·이화 3개 학교는 90명 모집에 253명이 지원해 평균 2.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곳은 성신여대로 30명 모집에 104명이 지원해 3.4대1이었고, 가장 낮은 곳은 이화여대로 72명이 지원해 2.4대1이다.
서울권 여대를 다니는 학생들이 일반 대학이나 지방 대학을 다니는 여성 대학생에 비해 학군후보생 선발에 있어 특혜를 보고 있는 것이다.
김종대 의원은 “특정지역 특정학교에 입학했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생 자격 획득이 다른 학생에 비해 용이한 건 명백한 차별”이라며 “이러한 불평등 선발제도는 결국 우수 여성 장교 육성 통로 역할을 해야 할 학군후보생 제도가 제 역할을 못 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대 의원, “명백한 차별”
추후 여대 학군단을 추가로 설치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현재 추가로 여대 학군단 설치가 가능한 4년제 여대는 덕성·동덕·서울 등 서울권 3개가 있고 지방에는 광주여대가 유일하다. 국방부가 여대 학군단을 확대할 경우 정원 독점이 가중되고 지역별·학교별 차별은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해 학군단은 육·해·공 통틀어 총 4,396명을 선발했는데 이 중 여성 후보생은 7%인 308명에 불과하다. 적게 뽑다 보니 남성 후보생 경쟁률은 3.8대1이지만 여성 후보생은 4.7대1로 경쟁이 더 치열하다.
이에 여성 후보생 선발 인원을 확충하는 것과 함께 여대 학군단을 폐지하고 선발 인원을 분산해 각 권역별 여후보생 할당량을 조정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종대 의원은 제도 개선책으로 “불평등을 조장하는 여대 학군단을 폐지해 권역별 인원에 포함시키고 전년도 경쟁률을 고려해 권역별 정원도 적절히 조정하는 것과 함께, 여성 후보생 선발 인원을 확충하는 보다 적극적 정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Leave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