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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현실정치’ 구현될까?

정동영과 제조업과 ‘한국판 러스트밸트’와 민주평화당을 생각하며

정 대표가 첫 일정으로 한진중공업을 선택한 후 제조업에서 노사정이 상생 발전하는 산업정책을 만들겠다는 말이나 여의도에서 벗어나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들이 있는 현장에서 새 희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스트 벨트 표현을 사용한 것을 생각하면 ‘제조업’을 바탕으로 한 ‘현장’ 중심주의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영남과 호남에 있는 제조업을 챙기면서 트럼프가 러스트 벨트에서 ‘결정적 표심’을 확보한 전략을 본인은 물론 평화민주당, 나아가 한국에서 실현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다. 사진=정동영의원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제조업’을 바탕으로 ‘현장’ 중심주의 전략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정 대표는 6일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한진중공업 노조와 면담하고, 김해에서 한진 가족대책위와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정 대표는 한진중공업 방문 이유에 대해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노동자 대량 해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조선업 침체로 노동자가 가장 고통 받은 현장”이라며 “부산, 울산, 거제, 목포, 군산 등 제조업 침체로 ‘한국판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한 영남과 호남 지역에 새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다시 희망버스를 타게 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힘은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에 있었다”며 “5000만 국민을 먹여 살린 제조업 중심 공업벨트가 ‘한국판 러스트 벨트’로 전락하지 않고, 신산업벨트로 부활할 수 있도록 민주평화당이 각계각층 전문가, 노동자와 함께 노사정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정부의 조선업 지원은 삼성, 현대, 대우 등 대형 3사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늘 영도조선소를 방문해서 임직원과 노동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진중공업은 한국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축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가 한진중공업과 같은 중견조선소를 위해서도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민주평화당은 희망이 없는 여의도를 벗어나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한숨소리가 들리는 현장으로 달려갈 것”이라며 “매일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일을 하다 노동자가 사망하는 건설 현장에서, 농작물이 메말라 농민이 피눈물을 흘리는 논밭에서, 최저임금과 임대료는 오르는데 매출은 오르지 않는 골목상권에서 민주평화당은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존재감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가 강조한 ‘러스트 벨트’는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일부 지역을 이르는 표현이다. 디트로이트(자동차), 피츠버그(철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멤피스 등이 이곳에 속한다. 이 지역은 미국 경제 중 중공업과 제조업의 중심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1870년대부터 오랫동안 제조업에서 호황을 누렸지만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불황과 불경기를 겪은 곳이다. 이 지역은 특히 이 같은 경제 상황 때문에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도록 해준 지역이기도 하다.

정 대표가 첫 일정으로 한진중공업을 선택한 후 제조업에서 노사정이 상생 발전하는 산업정책을 만들겠다는 말이나 여의도에서 벗어나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들이 있는 현장에서 새 희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스트 벨트 표현을 사용한 것을 생각하면 ‘제조업’을 바탕으로 한 ‘현장’ 중심주의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영남과 호남에 있는 제조업을 챙기면서 트럼프가 러스트 벨트에서 ‘결정적 표심’을 확보한 전략을 본인은 물론 평화민주당, 나아가 한국에서 실현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다.

정 대표가 민주평화당 대표를 맡으면서 공식 일정에서 밝힌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민주평화당이 ‘현실정치’에 초점을 두고 나아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 대표와 민주평화당이 노동자, 농민, 소상인 등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입지를 얼마나 강력하게 다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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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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