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방부는 병영 내 TV 게임 채널 송출 금지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성명] 국방부는 병영 내 TV 게임 채널 송출 금지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60만 장병이 생활하는 병영생활관에 설치된 텔레비전은 외부와 단절된 병사들이 바깥세상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서, 중요한 복지 중 하나다.
그런데 이번 달부터 생활관 IPTV에서 게임 전문채널의 송출이 중단되었다. 한때 임요환, 홍진호 같은 전설적인 프로 게이머들을 영입하여 군 게임단까지 운영해왔던 국방부가 아무 예고 없이 게임 전문채널을 차단한 것이다.
이에 국방부는 “병영 내 사이버지식정보방(PC방)에서 게임을 못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TV에서도 게임 관련 채널이 못나오도록 한 것이며, 관련하여 하루 종일 게임채널만 틀어놓는 병사들이 있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며 차단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군 PC방에서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도 억울한데, 그런 병사들이 게임 방송이라도 보면서 여가를 즐기는 것조차도 차단하는 국방부는 병사들을 ‘국방 의무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 성인 남성’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병사들이 하루 종일 게임이 아니라 뉴스채널을 보고 있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뉴스도 차단할 것인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생각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그냥 문제 자체를 없애버리는 국방부의 대증요법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작년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군은 임 병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그 후 ‘임 병장이 입대 전 게임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폐쇄적인 병영문화, 믿을만한 고충처리통로의 부재 등 사고를 유발하는 군의 구조적 문제는 외면하고 ‘게임중독’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고 시도했다. 지금도 국방부는 ‘군인권보호관’ 설치를 극구 반대하고 있다.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게임방송을 못 보게 한다고 사고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더 악화될 뿐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국방부가 병사들을 한 명의 대한민국 성인 남성으로 대우하고 그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세상에 원하는 TV 채널도 마음대로 못 보는 성인 남성이 어디 있는가. 국방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한다.
2015.12.09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김광진
김광진 의원 항의 일주일 만에…군 병영TV 게임 채널 차단 전격 해제
2015.12.17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국회의원이 군의 병영내 TV 게임채널 차단조치에 대해 지난 9일 성명을 내며 강하게 질타한 가운데, 국방부가 오늘 오후 국방IPTV운영위원회를 열어 병영내 TV 게임채널 차단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유료 및 홈쇼핑을 제외한 모든 채널에 대해서 차단이 해제되며, 국방부는 이달 중 내부 절차를 거쳐 게임채널 차단을 해제할 계획이다.
당초 국방부는 아무런 예고없이 12월 1일부터 병영내 TV에서 이스포츠·게임채널을 차단하는 조치를 실시하여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추후에 국방부가 밝힌 차단사유는 “게임채널은 유해/불필요 컨텐츠이고, 생활관 내에서 병사들이 게임채널을 과도하게 시청하고 있어 다른 병사들의 불만이 접수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김광진 의원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성인남성인 병사들이 마음대로 TV채널을 선택할 권리도 없는가”라고 지적했고, 10일에는 국방부 관계자들을 국회로 불러 강하게 항의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김광진 의원의 의견을 존중하여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오늘 국방부에서 국방IPTV운영위원회가 개최되어 게임채널 차단 문제를 재검토하였고, 게임채널 송출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김광진 의원은 “이번 게임채널 차단은 군 관계자들의 게임에 대한 인식수준을 드러내는 희극적 사건”이라며, “그나마 빠른 시간에 사태가 해결되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