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텃밭] 가난한 사랑에게
가난한 사랑에게
정유림
2005.8.5.
닿지 않는 인연이라 놓을 수밖에 없다
죽을 만큼 사랑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다
놓아주리라 이젠 자유롭게 날아가라
속물 같은 대사를 날리며 앞뒤 다른 얼굴
억지눈물 짜내고 돌아서진 않으리라
가난한 사랑아
어느 것 하나 사람의 일이 아닌 일이 있으랴
어느 가슴 하나 아프지 않은 가슴 있으랴
살아내는 동안 내내 내 것이라곤
뚝 떨어진 살점 사이
허연 뼈마디 드러난 가슴 속 상처밖에 없었으나
당신 에게 내어줄 뜨거운 심장만은 살아있으니
그대 가슴 깊이 흐르는 설움을 부여안고
꽃잎처럼 흩날리는 눈물, 바람 되어 쓸어 주리니
오라, 가여운 내 사랑이여
울며 바다 위 떠돌 그대 위해
침묵의 날도 차마 감지 못해
나 부표되어 떠있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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