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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텃밭] 가난한 사랑에게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도살자 다리의 사랑의 자물쇠 Ljubljana_-_locks

사진=김준호

사진=김준호

가난한 사랑에게

정유림

2005.8.5.

닿지 않는 인연이라 놓을 수밖에 없다
죽을 만큼 사랑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다
놓아주리라 이젠 자유롭게 날아가라
속물 같은 대사를 날리며 앞뒤 다른 얼굴
억지눈물 짜내고 돌아서진 않으리라
가난한 사랑아

어느 것 하나 사람의 일이 아닌 일이 있으랴
어느 가슴 하나 아프지 않은 가슴 있으랴
살아내는 동안 내내 내 것이라곤
뚝 떨어진 살점 사이
허연 뼈마디 드러난 가슴 속 상처밖에 없었으나
당신 에게 내어줄 뜨거운 심장만은 살아있으니
그대 가슴 깊이 흐르는 설움을 부여안고
꽃잎처럼 흩날리는 눈물, 바람 되어 쓸어 주리니

오라, 가여운 내 사랑이여
울며 바다 위 떠돌 그대 위해
침묵의 날도 차마 감지 못해
나 부표되어 떠있을지니

About 정유림 (19 Articles)
호는 소운(小雲), 필명은 정유림을 쓴다. 다기(茶器)로 유명한 도예가 이당 선생의 제자다. 이천도자기협회 초대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한국도자관, 일민미술관, 롯데갤러리 등에서 초대전, 기획전 등을 기획해 도자기 큐레이터, 갤러리 종로아트 아트디렉터 피카소 게르니카전 및 운보 김기창 화백 판화전 초대 큐레이터를 맡았다. 세계일보 조사위원, 2017년 (사)한국미술협회 전시기획정책분과 위원, 대한민국리더스포럼 문화예술국장, 빅이슈코리아, 월드코리안신문 칼럼니스트 등을 지냈다. 현재 서정아트센터 전시기획본부장, 광주유니버시아드, 평창동계올림픽, 평창패럴올림픽등에서 공간 창조 설치를 담당한 서울텐트(주)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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