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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文學과知性, 通卷 500號 詩集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발간

한국 언론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시선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부끄러움과 왜곡과 불법을 너무 쉽게 버린다. 그래서 어떤 것이든 상관하지 않으며, 묻거나 따지지도 않으며, 확인하지도 않는 나쁜 행태가 ‘중요한 보도 기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를 위해 더 나은 것, 더 좋은 것을 만드는 역할은 언론이 할 수 있고 해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 어렵다. 언론이 언론으로서 공공을 위한 유익한 기기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으며, 그러기에 긍정적 기대를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그대가 있다 / 불을 기억하고 있는 까마득한 석기 시대, / 돌을 깨뜨려 불을 꺼내듯 / 내 마음 깨뜨려 이름을 빼내가라”

문학과지성은 책 소개에서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 현대 시사에 선명한 좌표를 그려온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어느덧 통권 500호 출간을 맞았다”며 “시리즈 내 전종을 대상으로 기획된 기념 시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는 초판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나도록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세월에 구애됨 없이 그 문학적 의미를 갱신해온 시집 85권을 선정해 편집위원 문학평론가 오생근, 조연정의 책임하에 해당 시집의 저자인 65명의 시인마다 각 2편씩 대표작을 골라 총 130편을 한데 묶었다”고 밝혔다.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文學과知性, 通卷 500號 詩集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발간

문학과지성이 500번째 시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를 발간했다. 문학과지성은 2017년 7월 10일자로 시인선 시집 통권 500호를 출간했다. 시인선 시집이 500권을 맞은 것은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오생근·조연정 시인이 엮은 이 시집은 황지우를 비롯해 우리나라 대표 시인과 작품을 게재했다. 책 분량도 일반시집과 달리 288쪽에 이른다. 

문학과지성은 책 소개에서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 현대 시사에 선명한 좌표를 그려온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어느덧 통권 500호 출간을 맞았다”며 “시리즈 내 전종을 대상으로 기획된 기념 시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는 초판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나도록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세월에 구애됨 없이 그 문학적 의미를 갱신해온 시집 85권을 선정해 편집위원 문학평론가 오생근, 조연정의 책임하에 해당 시집의 저자인 65명의 시인마다 각 2편씩 대표작을 골라 총 130편을 한데 묶었다”고 밝혔다.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황지우, 「게 눈 속의 연꽃」,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 오생근·조연정 공편 | 문학과지성사 | 288쪽 | 2017년 07월 10일

게 눈 속의 연꽃

황지우

1
처음 본 모르는 풀꽃이여, 이름을 받고 싶겠구나
내 마음 어디에 자리하고 싶은가
이름 부르며 마음과 교미하는 기간,
나는 또 하품을 한다
모르는 풀꽃이여, 내 마음은 너무 빨리
식은 돌이 된다, 그대 이름에 내가 걸려 자빠지고
흔들리는 풀꽃은 냉동된 돌 속에서도 흔들린다
나는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는 짐승이다
흔들리는 풀꽃이여, 유명해졌구나
그대가 사람을 만났구나
돌 속에 추억에 의해 부는 바람,
흔들리는 풀꽃이 마음을 흔든다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그대가 있다
불을 기억하고 있는 까마득한 석기 시대,
돌을 깨뜨려 불을 꺼내듯
내 마음 깨뜨려 이름을 빼내가라

2
게 눈속에 연꽃은 없었다
普光의 거품인 양
눈꼽낀 눈으로
게가 뻐끔뻐끔 담배 연기를 피워올렸다
눈 속에 들어갈 수 없는 연꽃을
게는, 그러나, 볼 수 있었다

3
투구를 쓴 게가
바다로 가네
포크레인 같은 발로
걸어온 뻘밭
들고 나고 들고 나고
죽고 낳고 죽고 낳고
바다 한 가운데에는
바다가 없네
사다리는 타는 게,
게座에 앉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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