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텃밭] 막사발 넋두리
지난밤, 폭우가 내리던 바닷가 작은 선술집에는 술에 취해 코를 고는 無名의 陶工 하나와 비워진 술병만 내동댕이쳐져 있었고 부처도 파도 소리에 취해 돌아앉았다.
막사발 넋두리
소운 정유림
선택할 여지도 없이 나는 그의 손에 빚어졌고
비어 있는 시간동안 그는 내게 입김을 불어넣었다.
내 태어남이 잘못이었다면 나는 숙련된 그의 망치질 한두 번에
지금과 이별을 고해야 한다. 햇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하늘빛 가슴가득 담고 싶어 다시금 살고파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길
얽이고 매어진 실타래야 끊어내어 다시 이으면 된다손 치더라도
業을 안고 풀어내야 하는 눈앞에 닥친 길들이야
한없이 작고 나약한 한 생명에겐 크나큰 孤行이 아닌가.
혼을 실은 도공의 손놀림에 이내죽고, 이내 사는 것은 숙명이다.
지난밤,
폭우가 내리던 바닷가 작은 선술집에는
술에 취해 코를 고는 無名의 陶工 하나와 비워진 술병만 내동댕이쳐져 있었고
부처도 파도 소리에 취해 돌아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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